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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괴물과 UFO 보도에 얽힌 이야기
[기사] "백두산 천지 괴물 사진 찍었다" - 연합뉴스 7월 31일연합뉴스 중국 특파원이 지난달(7월) 31일 정오에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저는 이 기사를 본 뒤 멍해졌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옛말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무슨 소리냐 하면...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한 기사는 지난 7월에 계속 이어진 천지 괴물 보도의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천지 괴물'이라고 호들갑을 떨 성질이 아닌 사건입니다. 제가 이미 지난달 7일에 천지 괴물이 처음 촬영됐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11일날 '인터넷세상' 블로그에 소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천지괴물 출현' 뉴스를 기사로 작성해 포털에 송출하려고 했지만 확인도 안되는 정보를 담아서, 더욱이 '천지 괴물 출현' 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내기에는 너무 자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보도를 하지 않았고, 제 블로그에만 올렸습니다. 사실 중국 언론의 보도 내용에 따르면 천지에서 괴물(?) 사진이 찍히는 경우가 매년 잦다고 합니다. 다만 지난 7일날 찍힌 사진은 올해 처음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하는군요.
[클릭] 백두산 천지에 올해 첫 괴물 목격 - 인터넷세상 블로그 7월 11일
그런데 연합뉴스가 31일 엉뚱하게도 천지에 괴물이 있다고 보도하고 나선 것입니다. 지난달 21일날 관광객이 촬영한 사진을 첨부해서 말이죠. 연합뉴스의 의도는 적중했습니다. 각 언론사들이 아무 비판 없이 이 뉴스를 앞다투어 옮겨 썼습니다.. 저는 그래도 보도를 미뤘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저는 다른 중국 매체를 통해 19일에도 천지 괴물 사진이 찍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이쯤 되자 저는 중국 매체들이 마구 '천지 괴물' 뉴스를 쏟아내는 정황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연합뉴스의 보도를 정정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겼습니다. 특히 중국 언론들이 7월에만 천지 괴물 사진 보도를 3차례나 한 것은 우연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사] 천지괴물 올해만 3번째…의문 증폭 - 세계일보 8월 1일
특히 이 기사를 작성하면서 천지에서 UFO가 촬영됐다는 황당한 내용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천지에서 UFO를 촬영했다는 뉴스는 이미 지난달 25일 전후로 중국 언론을 통해 계속 쏟아지기 시작했죠. 아래는 그 중 하나입니다.
[기사] 백두산에 UFO 출현 - 중국언론 7월 25일 보도 원문
처음에는 UFO 소식도 함께 덧붙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인용보도라 하더라도 '천지에 UFO가 나타났다'고 기사를 쓰면 누가 믿겠습니까? 기사의 신뢰도에 먹칠을 하는 내용이라고 판단해 완전히 무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국 '천지 괴물 올해만 3번째'인 제 기사는 철저히 중국 언론의 잇단 보도 형태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철저히 한정한 뒤 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애썼습니다.
지난 1일에 쓴 제 기사는 각종 포털에 퍼지면서 화제가 됐고 연합뉴스 내부에서도 '뒷북 보도'에 대해 지적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미 중국 언론들이 1주일 전부터 천지 괴물에 대해서 그렇게 떠들었는데 갑자기 31일에 기사를 쓴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셈이죠.
그런데 더 웃긴 것은 2일날 일이었습니다. 연합뉴스가 백두산에 UFO가 출현했다고 동포신문인 흑룡강신문 보도를 인용한 겁니다. 31일에 이어 2일에도 '뒷북 보도'군요. 앞서 지적했지만 이미 중국 언론들 사이에서는 25일부터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
[기사] 백두산 상공에 UFO 출현(?) - 연합뉴스 8월 2일
문제는 연합뉴스와 같은 공신력 있는 매체에서 전혀 신빙성이 없는 UFO 출현 보도를 했다는 점입니다. 천지에 괴물 나타났다는 보도도 믿을 수 없어서 외면하는 판인데 UFO 보도를 여과 없이 인용하다니 정말 황당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연합뉴스는 UFO 출현 보도를 한 뒤 쉽게 발을 빼기 어렵게 됐습니다. '나도 UFO를 촬영했다'는 한국인 제보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쯤 되자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일이 커졌습니다.
[기사] 백두산 상공 UFO "나도 찍었다" - 연합뉴스 8월 3일
연합뉴스가 UFO 출현이라는 황당 보도로 네티즌들을 사로잡았지만 뒷감당을 엉성하게 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결국 '결자해지'겠지요.^^
이번 천지 괴물 및 UFO 보도를 통해 해외 언론의 인용보도도 보도의 특성을 고려해 더욱 더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각 해외 언론들의 보도 이면까지 생각하는 기자가 되야 한다는 사명감도 생겼습니다.
PS>인터넷을 통하면 중국 현지에 있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뉴스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특파원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 포털과 커뮤니티가 급속히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국 현지 보도자료가 인터넷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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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기사에도 그런 이면이 있었군요..
저희 같은 일반일들이야 그냥 기사만 보고 화제거리로 삼으니 그런 이면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게 마련이죠. 음~~ 제가 여기를 좋아하는 이유의 한가지를 또 찾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