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문>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인터넷과 포털(검색엔진)을 중심으로 디지털 뉴스 콘텐츠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봅니다.
/ 최근에 쓴 '인터넷과 언론' 이야기 초고를 가감 없이 그대로 소개합니다. 참고로 현상을 소개하는 글이지 해결답안을 기술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문제점 지적은 있는데 '해결책은 뭐냐'고 지적하면 그때부터는 저도 만만치 않을 작업이 될 듯 싶습니다. 한 쪽이 포기 해야 해결될런지...
◆인터넷은 그 자체가 이미 ‘미디어’
뉴스 유통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포털’이 된 지는 이미 오래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07년 하반기 정보화실태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만 6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의 67.1%가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가운데 87.1%가 포털사이트의 뉴스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신문사 사이트(55.9%)’, ‘방송사 사이트(43.7%)’, ‘인터넷신문 사이트(42.3%)’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인터넷 접속의 관문이었던 포털사이트가 인터넷 뉴스기사 유통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되는 등 인터넷의 미디어적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포털과 검색엔진, 그리고 각종 커뮤니티(웹페이지 및 게시판) 등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인터넷은 그 자체만으로 이미 미디어다. 사용자들은 미디어라는 인식을 하지 않고 있지만, 정보를 유통하고 퍼뜨릴 수 있다면 광의의 미디어가 된다. 언론사 웹사이트에 노출되어 있는 기사 한 줄 보다 ‘실시간 검색어 열람’나 ‘검색결과 최상위 노출’이 여론 형성에 몇 십 배 더 파급력이 있는 것이다.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라는 책을 쓴 정재윤씨는 “지금까지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경쟁상대’의 범위는 같은 업종의 ‘시장점유율’ 경쟁이지만, 이제는 한 제품의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시간점유율’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젊은이들이 신문을 읽을 시간에 포털 뉴스를 클릭하고 있다면 가장 치명적인 경쟁상대일 수밖에 없다.
포털이나 검색엔진은 정보를 다루는 ‘정보기술(IT)’의 핵심에 서 있다.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접근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검색’을 통해서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있다. 정보를 다루는 신문과 그 근본 존재 이유가 다를 바 없다.
검색 기술이 발전하면서 끊임없이 정보를 찾으려는 욕구를 ‘호모 서치티쿠스’라는 말에 빗대기도 한다. 정보의 유통에 한계가 사라지면서 정보를 누구나 쉽게 쥘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신문과 방송이 아니면 ‘읽을거리(콘텐츠)’가 없었던 시절이 불과 20~30년 전이다. 언론이 정보 유통의 핵심 창구 역할을 했던 당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포털’ 한 곳이 매출 1조원인 시대
정보가 모이면 돈이 모인다. 포털에 정보가 모이고 있다. 따라서 포털이 돈을 번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포털은 정보 유통산업의 속성에 맞게 ‘광고’로 돈을 번다. 물론 포털들은 게임이나 e커머스 등 정보 유통과 다소 거리가 있는 수익 구조도 함께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목(attention)’을 광고로 극대화했다. 포털은 전통 미디어들이 고안해 낸 ‘디스플레이 광고(배너 광고 등 노출형 광고의 총칭)’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특히 ‘광고를 클릭하면 돈을 낸다’는 가장 기본적인 CPC 특허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검색광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국내 전체 광고업계 지출 중 인터넷 광고 비율은 16%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검색광고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오버추어’ 관계자는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매체력’에 비해서는 광고비 평가가 훨씬 낮다”며 “그 만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NHN은 지난 해 처음으로 해외 법인 매출을 포함해 1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매출 9202억, 영업이익 3895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60%, 영업이익은 69%나 늘었다. 게다가 지난 4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10조 원을 가뿐히 넘어서면서 하나로텔레콤, LG텔레콤 등 시가총액 2위부터 8위까지를 모두 합쳐도 NHN의 시가총액에 미치지 못한다.
이에 비해 국내 언론사 홈페이지의 수익은 상당히 열악한 상황이다. 포털과 동일한 ‘정보’를 다루고 있지만 수익 모델이 다변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온라인 광고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투입 비용에 비해 증가 속도가 폭발적이지 않다. 게다가 주요 콘텐츠가 포털에 종속되면서 수익 모델을 구현하기 위한 운신의 폭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복잡한 언론과 포털 관계, 전략적인 접근 필요
포털이 정보 유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이상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수익 창출을 극대화 할 것이 분명하다. 포털은 지금도 ‘콘텐츠 구매력’을 바탕으로 언론사를 비롯한 주요 콘텐츠 공급자(CP)들을 거느리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심지어 콘텐츠 유통사들이 시장과 소비자를 흔드는 '웩 더독(wag the dog)' 현상을 넘어, 유통사 스스로가 거대한 몸통이 될 태세다. 주요 언론들이 ‘독과점 담합’ ‘불공정 거래’ ‘콘텐츠 저작권 침해’ 등을 제기하며 비판하고 있지만,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주요 포털들이 한순간에 바뀌는 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언론들은 포털과 전략에서 한차원 높은 치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보 유통의 경쟁자로서 포털에 적극적으로 맞서야 하며, 동시에 정보 유통의 협력자로서 포털과 손을 잡는 전략도 과감히 구사해야 한다.
뉴스 광고시장에는 전략이 횡행하는 시대가 됐다. 구글은 그 동안 시범적으로 제공되던 프린트 애드(Print Ads) 프로그램을 지난해 중순부터 225개 신문을 대상으로 대폭 확대했다. 프린트 애드란 구글이 광고주와 신문 지면광고를 중계해 주는 시스템이다. 이 밖에도 구글과 야후는 각각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와 제휴를 통해 다양한 광고 모델을 공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최근 신문협회의 반발 속에 일부 신문사에 과거 기사를 디지털화해주고, 5년 간 독점적으로 이용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구글은 지난해 한국의 뉴스유통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뉴스뱅크에 디지털화를 제안하고, 광고 모델인 애드센스를 통한 수익 공동 배분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광고시장을 잡기 위해서 국내외 언론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노력들은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이다. 최근에는 뉴욕 타임스와 트리뷴 등 미국의 주요 4대 신문회사가 합작으로 온라인 광고 회사 ‘쿼드런트 원’을 세우는 등 광고 사업을 전략적으로 접근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에는 뉴스뱅크에 소속된 10개 신문사들이 언론사 공동의 온라인 광고회사인 ‘소나무미디어’와 온라인 광고사업 계약을 체결하는 등 언론사 공동의 온라인 미디어랩(광고회사)을 추진하고 있다. 포털 중심의 온라인 광고사업 주도권을 탈환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뉴스콘텐츠 국제표준규격(NewsML) 등을 분석하는 기술을 통해 문맥광고를 구현하는 '뉴스뱅크AD(가칭)'를 구상하고 있다.
광고 시스템은 돈을 받을 ‘광고 게시자’ 보다는 돈을 낼 ‘광고주’를 설득하는 것이 선순환의 관건이다. 또한 이 가운데에서 언론들은 일반 독자들의 읽을 권리까지 함께 보장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검색’에 주도권을 뺏긴 ‘언론’이 뉴스 유통 방식과 온라인 광고 기법을 유기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 떡이떡이 (2008년 2월 29일)
[리뷰]떡이초점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