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끊임없이 포스팅하길 원하는 블로그 세상(블로고스피어)을 간접적으로 패러디한 이미지 / 그래픽 = 서명덕 기자
美 인기블로거들 잇달아 사망…“스트레스 시달려 위험”
인터넷 전화(IP Telephony) 관련 인기 블로그(http://blogs.zdnet.com/ip-telephony)를 운영하던 저널리스트 러셀 쇼(Russell Shaw)는 지난 3월 14일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했다. 그의 나이는 60세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초에는 블로그네이션(http://blognation.com)를 운영하는 마크 오찬트(Marc Orchant)도 5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 원인도 심장병의 일종이다.
실리콘벨리를 중심으로 업계 기술 경향을 줄기차게 소개하는 기가옴(http://gigaom.com) 설립자 옴 마릭(Om Malik) 역시 최근 심장마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그는 올해 41세에 불과하다.
미 유력일간지 뉴욕타임즈(NYT)가 지난 6일(현지시각) 기사를 통해 소개한 사례다. NYT는 이 기사에서 헤비 블로거들에게 “건강에 적신호가 올 수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NYT는 기사에서 “24시간 끊임없이 포스팅(블로그에 글을 쓰는 행위)을 하고 다른 블로그 글을 읽어야 하는 부담감에 짓눌리면서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뭔가 새로운 걸 발견하면, 즉시 분석-포스팅 하고, 트래픽과 광고 수익으로 보상 받는 과정 때문에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블로깅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공식적으로 조사한 자료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또한 최근 두 사람이 사망했다는 사실 만으로 전염성을 입증하기도 어렵다. 일(블로깅)과 스트레스의 상관성도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사망한 블로거들의 가족들은 “그들의 일 하는 스타일에 문제가 있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일 하는 스타일이란 항상 ‘블로그’에 매달려 있어 긴장 상태가 유지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 내 인기 블로거들 일부는 만성적인 건강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전문 블로거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심장마비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늘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끼고 끊임없이 글을 쓰다 보니, 지속적인 뉴스 콘텐츠와 댓글을 요구하는 인터넷 산업 특성상 발생하는 육체적 및 정신적 스트레스에 고통을 겪고 있다.
NYT는 기사에서 “다른 일부 블로거들은 비정상적으로 살이 빠지거나 찌는 현상, 불면증, 만성 피로, 각종 만성병을 호소하고 있다”며 “새로운 정보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긴장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실 일반인들은 전문 블로거들이 자신의 집 등 자유 공간에서 사무실 스트레스 없이 글을 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집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하루 종일, 또는 밤새도록 일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과 가정을 쉽게 떼어 놓기 힘들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IT 블로그 테크크런치(http://www.techcrunch.com)를 운영해 매년 광고 수익으로 상당액을 벌어들이는 마이클 아링턴(Michael Arrington)은 NYT와 인터뷰에서 “지난 3년 동안 30파운드나 살이 쪘고,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게다가 블로그가 웬만한 벤처기업 수준으로 커지면서 그의 집은 이미 4명의 직원을 둔 사무실로 변해 버린 상태다. 그는 “때가 되면 신경 쇠약에 걸려 병원 신세를 지거나, 뭔가 다른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건(블로깅) 지속할 만한 것이 못된다(This is not sustainable)”고 덧붙였다.
블로깅은 물론 어떤 점에서 매력적이다. 구글 애드센스를 비롯해 적은 노력으로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을 하면서도 추가 보너스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온라인 블로거들은 스포츠, 정치, 비즈니스, 기타 틈새 영역에서 꾸준히 성장세다. 일부는 ‘재미’로 블로깅을 하고, 또 다른 몇몇은 블로그로 자신만의 온라인 미디어를 시작하기도 한다. 이 중 가장 부각되고 있는 영역은 신기술 소식이다. 이들은 새로운 제품이나 소식을 더 빨리 전하기 위해 24시간 경쟁 상태다.
앞서 소개한 저널리스트 러셀 쇼는 사무실에서 사망한 것이 아니다. 한 기술 콘퍼런스에 참여하기 위해 묵었던 캘리포니아 세너제이(San Jose) 호텔에서 숨졌다. 그는 죽기 전 ZD넷 편집자에서 보낸 마지막 e메일에서 이렇게 썼다.
“어딘가 아픈 것 같아요. 지금은 쉬고, 오늘 또는 내일 쯤 포스팅(블로그 글쓰기)을 재개할 겁니다.(Have come down with something. Resting now posts to resume later today or tomorrow.)”
그는 죽기 전까지 블로깅에 매달렸다.
인터넷뉴스부 서명덕 기자
<참고 글>
http://www.informationweek.com/blog/main/archives/2008/04/blogging_as_fas.html
http://www.crunchgear.com/2008/04/06/nyt-all-this-blogging-will-kill-us/
http://blogs.pcworld.com/staffblog/archives/006764.html
http://blog.wired.com/games/2008/04/gamelife-riskin.html
<덧붙임> 저는 2004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거의 빠지지 않고 꾸준히 블로깅을 해 오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지적에 매우 공감합니다. 블로그를 한 4년 정도 하다보니 상당히 피곤하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만성피로에 심리적 부담.... 제가 지금도 블로깅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입니다. 2004년 당시 함께 블로깅을 하던 분들은 지금 제 주변에 20%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 만큼 부담이 크다는 소리겠죠.
숨진 인기 블로거들의 블로그를 들어가서 'Rest in Peace' 라는 글 제목을 보니 가슴이 많이 저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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