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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서플라이 "대만 시장 자본 조달력 매우 매력적"

"2010년에는 대만 및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이 한국 업체를 추월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은 D램 시장에서 리더십(지도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데릭 리도우(Derek Lidow) 아이서플라이 회장(사진)은 29일 오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07에 앞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를 통해 '한국의 D램 시장 위기'를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리도우 회장은 "대만 및 중국 현지에는 많은 D램 생산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조사 자료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D램 전세계 시장점유율(수량 기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39.61%였던 점유율이 47.33%로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내년에는 46.09%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대만 및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32.37%에서 올해 30.90%로 다소 감소했으나, 내년에는 34.78%로 다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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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생산량 증가로 인해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6월 말 또는 월 초까지는 수익을 내지 못하며 바닥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삼성이나 하이닉스가 아직은 1,2위를 지키고 있지만, 대만 기업들이 생산량 및 수익성 모두 따라잡게 될 것"이라며 "삼성 등 주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수익이 악화된 D램에서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로 옮겨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전력 모바일 반도체 등 특화 상품을 내 놓고 있는 일본 '엘피다'와 대만 업체와 제휴해 생산 시설을 최소화 한 독일 '키몬다 AG' 등의 사례를 들며 각 기업들의 생존 전략을 소개했다. 리도우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대만 기업처럼 '톱 브랜드 경쟁'이 아닌 '저가 경쟁'에 뛰어들 순 없을 것"이라며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한국 D램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전 세계 기업들의 '합병 및 제휴' 움직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독일 '키몬다 AG'와 대만 '난야'가 합작해 만든 '이노테라'의 경우 D램 웨이퍼만을 만들 목적으로 세운 회사다. 대만 증시를 통해 자금 조달이 쉬웠고, 고효율의 웨이퍼를 생산해내며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일본 '엘피다'가 대만 '파워칩'과 공동으로 신규 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삼성과 하이닉스는 오랜 기간 동안 경쟁 관계였고, 일하는 환경이 다를 뿐만 아니라, 두 회사가 손을 잡으면 반독점 이슈가 불거지기 때문에 서로 제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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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유치가 유연한 '대만' 시장에 주목 = 리도우 CEO는 그 동안 예의 주시하고 있는 IT 신흥 시장으로 '대만'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과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경우, 벤처캐피탈(벤처 자본)을 조성하기 어려워 성장률이 정체됐다"며 "대만 증시 가치평가에 대한 것은 별개 문제지만, 대만의 증권 거래소에 눈을 돌려보면 자본을 조달하기 쉬워 신생회사 출현이 쉽다"고 지적했다. 자금 조달이 쉬워 뛰어난 공학도들이 쉽게 창업할 수 있으며, 이러한 업체들이 업계 리더들을 따라잡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한국 IT기업환경을 위한 충고도 이와 비슷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그는 "벤처 캐피탈 등 투자 자본을 활성화하고, 업계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며 "협소한 기반에서 이뤄 낸 한국의 IT 혁신은 (국내외) 경쟁사들이 쉽게 베껴낼 수 있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de_2.jpg◆데릭 리도우 아이서플라이 회장 = IT 시장조사기관으로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아이서플라이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다. 글로벌 전자산업의 통찰력 있는 진단과 전망으로 관련업계에서 세계적인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그는 서울디지털포럼 첫 회부터 참석해 한국 IT 업계의 경쟁력에 대한 냉철한 분석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04년 기자회견 당시 한국이 1등이던 디스플레이 산업이 곧 대만의 추격에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예측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에도 그는 "한국의 IT 산업이 경쟁국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휴대폰, LCD, LCD TV, 모니터 등의 부문에서 국내 업체들이 대만ㆍ중국ㆍ북미ㆍ유럽의 경쟁자들에게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아이서플라이를 설립하기 전, 그는 전력 반도체 제조 회사인 인터내셔널 렉티파이어(IR)의 최고경영자로 활동했다. 프린스턴 공대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으며 스탠포드 대학에서 응용물리학 박사를 받았다.

인터넷뉴스부 서명덕기자
사진 = 서울디지털포럼 2007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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