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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언론사 이름 쓰기가 그렇게 부끄럽나?
고질적인 '타 언론사 크레디트 표기 불감증'이 또다시 재연됐습니다."아이스크림을 2개 훔쳤으니 1000원은 그 값으로 받아주시고 다른 1000원은 양심을 속인 값으로 받아주세요."
한겨레, 서울신문, 한국일보 등 25일자 일간지에 일제히 보도된 기사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이 기사가 한 지방 신문의 보도를 도둑질 한 것으로 드러나 '언론의 윤리'를 저 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해도 너무한 작은 매체 특종 '도둑질' - 미디어오늘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이 사건의 최초보도는 시흥 주간신문 '뉴스라인'입니다. 뉴스라인은 지난 23일자(23일 오전 배포)에 "폭력을 못 이기고 도둑질을 했어요"란 제목의 기사를 내 보냈습니다. 뉴스라인은 기사에서 "학교폭력에 못 이겨 동네 마트에서 도둑질을 하게 된 한 학생이 물건을 훔쳤던 가게 주인 아줌마에게 자신의 심경을 담은 편지를 최근 보내와 충격을 주고 있다"며 중학생의 편지 원본을 공개했습니다.
그 이후 민영통신사 뉴시스가 같은 날(23일) 오후 3시59분에 출처 표기 없이 "깡패 형들이 시켜 어쩔 수 없었어요"란 기사를 내 보냈습니다. 이를 또 다른 통신사인 연합뉴스가 하루 지난 24일 오전 10시50분에 "죄송합니다. 깡패 형들이 시켜서"란 기사로 내 보냈습니다. 통신사 뉴스는 곧 네티즌들이 많은 포털과 각 언론사에 전달됐고, 25일자 신문에는 10대 일간지에 이 기사가 일제히 실렸습니다.
결국 뉴스라인은 인용보도하지 않는 대형 언론사들에게 특종을 도둑질 당한 셈이 됐습니다.
여기서 특종을 도둑질 당한 뉴스라인 발행인의 미디어오늘 인터뷰 내용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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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라인' 김동인 발행인은 "타조만 큰 알을 낳는 게 아니다. 참새가 낳은 작은 알에서도 생명이 잉태하는 법이다"면서 "아무리 작은 신문이 보도했다고 해서 이렇게 신문사 이름도 사용하지 않고 보도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김 발행인은 "어제(24일) 뉴시스에 항의했더니 해당 기자한테 시말서를 쓰게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연합뉴스에도 편지 원본 이미지를 주면서 뉴스라인을 적시해달라고 했지만 그냥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를 운영하는 아주머니의 제보를 받고 쓴 기사다. 애초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아주머니한테 '훔치라고 한 아이 뿐만 아니라 이런 일을 조용히 넘어가는 어른도 나쁘다'고 설득했다"면서 "다른 곳에서 보도한 기사를 출처도 밝히지 않고 사용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이보다 더 나쁜 게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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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비단 이 뿐만이 아닙니다. 올해 들어서 이 같은 특종 도둑질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 단위로 신문을 발행하는 일간지, 그리고 대형 방송사들은 당연히 명시해야 할 출처를 무시하는 일이 잦습니다.
| ▶언론들의 도둑질 퍼레이드 - 1월 12일 '인면어 논란' 보도는 충청지역 일간지 충청투데이 특종 - 1월 17일 '광주교대 체육특기자 특별전형 편법' 보도는 광주 주간신문 '시민의소리' 특종 - 1월 24일 북 '"핵 보유…방어용으로만" 김계관 부상 밝혀' 보도는 세계일보 특종 - 3월 18일 '인권위원장 투기의혹' 보도는 월간지 신동아 특종 - 3월 23일 "폭력을 못 이기고 도둑질을 했어요" 보도는 시흥 주간신문 '뉴스라인' 특종 |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막펌의 대가'로 불러야 할 듯 합니다.
'XX신문 보도에 따르면'이란 말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 작은 언론사 이름 한번 쓰는 것이 그렇게 부끄러운 것인지... 언론들의 작태에 신물이 납니다. 특히 외국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할 때는 출처를 쉽게 밝히면서 정작 국내 언론의 보도를 인용할 때는 크레디트 표기에 매우 인색한 것은 자기모순입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베끼기 저질 경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판제도(신문사들끼리 내일 자 초판 신문 돌려보기)'에 참여하는 신문사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밤새 타사의 특종보도를 볼 수 없게 되면 천편일률적인 내용을 담은 신문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입니다.
불법 음원 단속, 디지털 뉴스 저작권 강화, 블로그 저작권 부여 등 저작권에 대한 언론의 보도 잣대는 너무나 이중적입니다. 저작권을 누구보다 잘 지켜야 할 사람들이 특종 저작자를 우롱하고 있습니다.
신문 편집에서 잘려나간 '출처 표시'에 '언론의 윤리'와 '기자의 양심'까지 잘려나가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 참고 : 제 블로그 글은 출처만 밝히면 마음대로 퍼 가셔도 상관없습니다.^^
[리뷰]떡이초점은 계속됩니다.
| [참고자료] 뉴스라인이 언론에 공개한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어제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훔친 아이들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저희는 그럴 생각이 없었습니다. 어제 친구들과 농구를 마치고 집에 가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들이 불렀습니다. 깡패 형들이었습니다. 저희는 건영마트 바로 앞에서 그 형들을 만났습니다. 그 형들은 거기에 앉아봐 라고 하더니 돈 다 꺼내봐 라고 했어요. 저희가 돈이 없는데요...라고 하니까 형들이 500원을 저에게 주는 거예요. 그러더니 아이스크림 1개를 사고 4개는 훔쳐오라고 했어요. 제가 그 형에게 정말 그런 거 못해요... 라고 했더니 막 때릴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훔치게 되었습니다. 형들은 그때 5섯(다섯)명 이었습니다. 훔쳐서 건영아파트 놀이터로 오라고 했습니다. 그 때 아주머니의 얼굴을 보았을 때에는 아줌마께 도움을 청하려고 했지만 형들이 나중에 학교로 찾아와 때릴까봐 그렇게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 아이스크림을 훔치고 나중에라도 아주머니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려고 했지만 오해를 받을 까봐 이렇게 편지를 올립니다. 아주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아이스크림은 쌍쌍바 2개를 훔쳤습니다. 1000원은 쌍쌍바 값으로 받아주시고 다른 1000원은 저희가 양심을 속인 값으로 받아주세요. 아무리 형들이 협박해도 그런 짓은 하지 말았어야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으니 용서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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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봤던 이웃 블로그에서, 자기가 다니는 회사의 기사를 올렸단 이유로 상당한 손배를 했다는 글을 봤는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