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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수상한 고객 하나 쯤은 있다... “그래도, 수상함마저 삶의 경쟁력”
수상한 고객들 http://www.customers2011.co.kr/ 은 이런 작품이다. 웃음 보장성 코미디라는 수식어는 너무 진부하고 천박하다. 영화 리뷰는 잘 쓰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뭔가 얘기하고 싶었다.

한때는 야구왕을 꿈꾸던, 업계 최고의 ‘안하무인 보험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배병우라는 설정부터 심상치 않다. 그가 영화 속 고객을 만나면 늘 꺼내던 말 “고객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하지만 고객의 자살방조혐의로 위기를 맞은 그의 입장에서는 몇 년 전, 수상한 고객들과의 찜찜한 계약을 해결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래야 돈으로 점철된 천박한 인생의 정점을 찍을 수 있으니까. 수상한 그가 수상한 사람들과 만나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영화는 그렇게 밋밋하게 시작된다.
그런데, 어떤 수상한 고객들을 그는 고‘갱’님으로 모시고 있었던 것일까.
우울증에 걸린 기러기 아빠 오부장. 명퇴 사실을 숨기고 대리운전으로 근근히 살아간다.

까칠한 소녀가장 소연과 빚쟁이 때문에 다리가 아픈 척 할 수 밖에 없는 그 동생.
입만 열면 욕설을 내뱉는 틱장애 노숙 청년 영탁.


애 넷 딸린 억척 과부 복순과 삐딱선을 타는 맹랑한 아이들



범상치 않은 산동네 가게주인, 여자친구, 경찰, 심사위원들
이미지만 봐도 눈빛부터 수상한 사람들이다. 어디 하나 명확한 인생들이 없다. 아, 그래 바로 우리 주변의 이야기다. 우리 인생에 스스로 수상한 비밀 하나 쯤은 다들 간직하고 있지 않는가. 남들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아픈 사연들... 다들 상처받고 사연 많은 영혼들이고, 그래서 내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벼랑 끝에 몰린 그 수상한 사람들은 당장이라도 발을 헛디딜 것 같다. 코미디 영화라고 긴장을 풀고 마냥 웃을 수만 없는 것이 그 이유다.
뜻하지 않는 그의 등장은 수상한 사람들의 인생마저도 당황하게 만든다. 그리고 수상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병우는 허우적댄다. 온갖 감언이설과 허세가 난무한다. 하지만 불순하고 수상한 의도를 가진 그의 수상함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순수함과 가족애, 그리고 그들이 가진 수상한 사연들은 주인공 병우 뿐만 아니라 관객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상한 사연들마저 되돌아보게 만든다.
다시 돌아가서, 병우의 수상한 사연은 뭘까. 영화 속 그가 지금의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성사시키기위해 마운드에서 수상한 작전을 짜고, 위법한 보험 가입 사고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의 모습이 수상한 것일까? 감독은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유머라는 포장지를 살짝만 보여주며 직접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주인공이 좌절하고 쓰러지고 빗속에 허우적대는 그런 모양새에서 우리에게 뭔가 깨닫는 바가 없냐며 말하는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는 ‘수상한 고객들’이 몇 명씩은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추고 싶은 비밀, 내가 다투었던 사람과 묘한 감정의 골, 부귀영화를 위해 또는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사건들... 영화는 내 마음속의 수상함마저 내 인생의 또 다른 가치와 감동으로 승화시켜보자는 원대한 꿈을 ‘유머’ 코드로 전달하고자 하는 듯하다. 난 주인공과 조연들의 꼬인 인생이 유연하게 변하는 유머스러움에 매우 만족했다. 그리고 병우가 어질러 놓은 수상함은 산화되고, 그들 삶을 바꿔 준 원동력이 돼 버렸다.
개인적으로 요즘 고민이 늘어가는 상황이다. 한 살 또 한 살 더 먹을수록 수상한 사연만 늘어가는 것 같다. 최근에는 나름대로 고민했던 포지션에도 미끄러졌다. 몇 번이나 스스로 자괴감에 실타래처럼 꼬인 것들을 다 털어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또 털어내고 일어서자. 병우처럼 殊常한 내 인생고객들이 모두 受賞할 수 있는 그날까지.
주인공의 여자친구 서지혜(이혜인 분)는 이렇게 말한다. "왜 이렇게 천박하게 변했니?" 어라 나한테 하는 말인데?
PS. 영화적 장치나 기능상으로만 평가해도 이 영화는 참 쫀쫀하게 잘 만든 코미디 영화다. 별 10개 만점에 9개는 충분히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 평가하기에는 너무 영화가 아깝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보지 마시기 바란다. 수상한 희망 한 덩이 더 숨겨, 체한 내 인생의 다이어트 약으로 간직하시기 바란다.
영화 ‘수상한 고객들’을 보고 / 떡이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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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덕 기자
류승범씨 인터뷰 참고하세요.
'수상한 고객들'은 코미디? 류승범, 인정 못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03&aid=0003797912